요즘의 7,8월은 더위 뿐만 아니라 장마로 산을 가지 못하는 날이 많죠?


등산을 하게 되면 날씨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비가 오게 되면 등산을 하기 어려워지니 맑은 날을 기다리게 되고, 산을 오르는 활동으로 땀이 나게 되어 그 땀을 식혀줄 선선한 기온을 좋아하게 되죠.


특히 비가 오면 등산을 취미로 하는 활동에 제약이 많이 생깁니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날이면 국립 공원 같은 경우 입산 통제를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비가 오게 되면 흙이 질퍽해지고, 바위가 미끄러져서 등산을 하기에 불편한 경우가 많고, 많은 비에는 시야가 확보되지 못해 안전사고의 위험도 커집니다.


넘어지거나 하는 안전사고뿐 아니라 특히 비가 오면, 비를 맞은 우리 몸은 체온을 잃게되어 저체온증의 위험도 있게 되죠.


등산을 하게 되면 꼭 한번쯤 해본다는 고민.

방수 자켓을 사야할까 말아야할까, 무엇을 사야할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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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없으므로, 3부에 걸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부 방수 자켓 알아보기 : 필요성과 원리

2부 방수력/투습력

3부 보유한 9종 방수 자켓 간단 소개 + 선택 및 구입 가이드





1. 우리가 산에서 만나는 환경은 비와 바람


이전 리뷰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우리가 아웃도어 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기후 변화는 크게 비와 바람입니다.

바람을 막기 위해서 방풍 자켓을 입는 것이고, 비를 막기 위해서 방수 자켓이 필요한 것이지요.


등산을 하면서 우리는 바람과 비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을까요?


바람이 부는데 시원함을 느꼈다면 신체활동으로 올라간(뜨거워진) 체온을 적절하게 내리는 긍정적 반응입니다.

반면에 바람이 부는데 추위를 느낀다면, 이건 적정 체온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느껴진 신체의 부정적 반응입니다.


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산을 오르거나 내려오면서 적당한 이슬비를 맞으면서 시원함을 느낀다면 활발한 신체 활동으로 인한 열을 내려주는 기분 좋은 긍정적 반응이지만,

비에 몸이 젖어 체온을 뺏기게 되어 춥다고 느낀다면, 지속되어 심하면 저체온증까지 올 수 있는 부정적 반응이지요.


결국 우리가 방풍 자켓과 방수 자켓을 입는 이유는 적절한 체온 조절이 목적입니다.


특히 비를 몸에 직접 맞게 되면, 액체(물)가 기체(수증기)가 되면서 필요한 기화열 때문에, 몸의 체온을 빼앗기므로 위험합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비를 몸에 맞지 않기 위해 비닐처럼 몸을 모두 감싸게 된다면, 몸에 발생하는 열과 땀을 밖으로 내보낼수가 없어 쾌적한 산행을 할수가 없겠죠.


활동을 하면서 신체에서 열과 땀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얼마나 적절하게 체온을 내릴지, 또는 유지할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2. 등산중에 비를 맞지 않기 위해 꼭 방수 자켓을 사야할까?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죠?

비를 막기 위해 꼭 방수자켓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1) 우산

비가 약하게 오는날 우산을 쓰고 가벼운 둘레길을 걷는 분들도 많습니다. 비를 몸에 맞지 않는다는 목적은 똑같지만, 우산을 들어야해서 손 하나가 자유롭지 못하죠. 편한 길에는 괜찮겠지만, 굴곡이 심하고, 가파른 산에서는 우산을 들고 다니기 어려운 점은 분명 있습니다.

가벼운 비에는 상관없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고 비가 많이 오게 되면 옆에서 들이치는 비를 막을 수가 없지요.


2) 우비

비를 막기 위해서는 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비닐 또는 코팅이 된 우비를 온몸에 두르고 다닐 수 있습니다. 비를 몸에 직접 맞지는 않겠지만 역시 신체적 활동으로 인한 열과 땀을 밖으로 배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3) 방수 자켓

방수 자켓을 입게 되면, 아무래도 상체쪽으로 비는 맞지 않게 됩니다. 투습력을 가진 방수 자켓에 따라서 어느정도의 열과 땀은 밖으로 배출시킬 수 있지요. 하지만 솔직히 상체만 비를 맞지 않는 것이지 하체는 젖을 수 있게 됩니다. 완벽히 몸 전체가 비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방수 팬츠로 필요할 수 있지요. 또한 무엇보다 방수 자켓은 의류 중에서 값비싼 편이죠.


저는 등산을 취미로 하면서 무조건 방수 자켓을 사야한다라고 말하는것은 아닙니다.

취미가 그렇듯이 내가 얼마나 즐기고, 얼마나 투자를 할지에 대한 선택이죠. 저도 사실 비가 올 확률이 정말 적은날에는 방수 자켓이 아닌 1회용 비닐 우비를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아주 가볍고 작아 부담이 안되기 때문이죠. 그러고보니 어느날은 산을 내려와 도심에서 쓰기위해 우산을 가방에 넣어 다니기도 하네요.


저는 생각해보니 등산을 취미로 하게 되면서 방수자켓을 꽤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2부에서 소개해볼게요




3. 발수/방수/방풍/투습


예전에도 언급했던 용어입니다.

방수 자켓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결국 아래 4가지를 알아야 하며, 중요한 것은 방수/투습 입니다.


▶ 발수(water-repellent) : 물을 튕겨내는 능력입니다. 겉감에 물방울이 스며들지 않고 맺혔다가 털어내면 떨어지죠.

이건 의류 겉감에 발수 코팅제를 입혀서 가능한 것입니다. DWR(Durable Water Reppellent), 우리가 '내구성 발수 처리' 라고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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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Water-resistant, Waterproof) : 말 그대로 물을 막아주는 능력입니다. 멤브레인이 물(비)을 아예 차단 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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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풍 : 바람을 막아주는 능력이겠죠. 공기가 차가운 날 산에서의 바람은 체온을 뺏어갑니다.



▶ 투습 : 자켓 내부, 즉 몸에서 발생하는 땀을 외부로 내보내는 기능입니다. 땀(액체)이 기화되어 자켓 밖으로 나가는 원리죠.




4. 방수자켓을 알아볼 때 보게되는 단어들 



1) 하드쉘 / 소프트쉘


이 단어가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정확한 정보를 찾지 못해 분명치 않습니다.

하드쉘은 과거에 방수를 위한 소재가 바스락 거리고 딱딱한 소재로 제작되어, 단단한(HARD) 껍데기(SHELL)라는 단어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반면에 소프트쉘은 하드쉘에 비해 잘 늘어나느 스트레칭성의 부드러운(SOFT) 소재로 제작되어 이렇게 불렸다고 하네요. 소프트쉘은 보통 방수는 안되고, 방풍 목적으로 입고 다닙니다.


하드쉘이라고 한다면 방수자켓, 물론 방수가 되니 방풍력도 우수한 자켓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 이런 단어를 언제까지 사용하게 될지는 의문입니다. 요즘에 바스락거리지 않은 부드러운 소재의 방수 자켓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니 말이죠. 2부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이런 자켓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대표적으로 하드쉘이라고 부르는 아크테릭스의 베타AR 방수 자켓, 소프트쉘이라고 부르는 감마LT를 입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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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멤브레인


방수 자켓을 구입하기 위해 정보를 찾아볼때 우리는 멤브레인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멤브레인은 쉽게 말해 물은 막고, 수증기는 통과시키는 장벽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 있는 고어텍스 멤브레인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 Each square inch of the GORE‑TEX membrane has nine billion pores. Each of these tiny holes is 20,000 times smaller than a water droplet.

- Each one of those billions of pores is also 700 times bigger than a water vapor molecule

- The membrane itself is extremely thin (about 0.01mm).

(출처 https://www.gore-tex.com)


매우 얇은 약 0.01mm의 멤브레인에는 제곱인치당 90억개의 기공이 있는데, 이 구멍 각각은 물(액체)분자보다 20,000배 작습니다. 또한 그 구멍은 수증기(기체)분자보다 700배 큽니다.


*따라서 외부의 비(액체)는 신체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고, 신체로부터의 수증기(기체)는 외부로 보내줄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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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신체에서 발생한 수증기가 방수 자켓의 외부로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물리적 설명을 조금 더 하자면,


The body constantly gives off warmth and moisture, even at rest. Moisture and temperature rise between the body and apparel. Ambient moisture and temperature levels are typically lower as compared to the inside of the garment. Here, you have a partial pressure gradient between warmer, moister air inside and less moist, colder air outside. As a result, in its search for equilibrium, moisture moves through clothing to the exterior when you are active


(우리가 방수자켓을 입고 있다고 가정하면) 신체에서 나온 땀과 열로 인해 신체와 자켓사이의 습기와 온도는 상승하게 되고, 자켓 외부는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고 덜 습하다고 할때, partial pressure gradient (부분 압력 기울기) 차이가 발생하여 평형을 위해 습기는 방수 자켓을 통해 외부로 이동하게 됩니다.


물리적으로 확산(diffusion)과 온도차에 의해 신체에서 발생한 수증기가 외부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원리는 방수자켓 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의복에서 볼 수 있는 물리학 현상입니다. 모든 물질은 평형을 찾아가기 때문이죠.


멤브레인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유명한 것은 Gore-Tex 또는 eVent가 있으며, The north Face에서 자체적으로 만드는 Hyvent, 또는 Marmot 에서 만드는 Membrain 등이 있습니다.




3) 레이어


멤브레인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면 그 다음으로 2레이어 / 2.5레이어 / 3레이어 라는 단어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는 방수를 위한 멤브레인과 직물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느냐에 따른 구분입니다.


▶ 2L = 겉감 + 멤브레인 + (메쉬안감)


겉감에 멤브레인만 결합된 구조입니다. 멤브레인의 내구성이 낮아 마찰, 먼지, 기름, 땀 등으로 인해 마모되기 쉽습니다. 가끔 여기서 혼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멤브레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메쉬 구조의 직물을 신체가 닿는 부분에 덧대어 추가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2L는 가장 저렴할 수 있지만, 메쉬 안감이 추가되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 2.5L = 겉감 + 멤브레인 + 코팅


내구성이 약한 멤브레인을 보호하기 위해 멤브레인 안쪽에 코팅(0.5레이어)을 한 것을 말합니다. 코팅은 멤브레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뿐이므로 가장 가벼울 수 있습니다. 단점은 이 라미네이트 코팅으로 인해 신체에 닿게 되면 '끈적끈적'하게 느낄 수 있어 착용감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 3L = 겉감 + 멤브레인 + 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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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물구조는 3개 층으로 구성된 '샌드위치' 구조입니다.


- 겉감 : 일반적으로 DWR 발수 마감처리가 된 폴리아미드 또는 폴리에스테르 또는 나일론 등의 내구성이 뛰어난 패브릭을 사용합니다.


- 멤브레인 :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수증기는 통과시키고 물방울은 차단하는 미세 기공막입니다


- 안감 : 멤브레인에 적층될수도 있는데, 안감의 목적은 멤브레인이 사람의 땀, 기름, 염분 등에 의해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일반적으로 라미네이팅 구조로 인해 제작에 기술이 필요하며, 따라서 가격이 비싼편이며, 대신 다른 레이어들에 비해 내구성과 통기성 모두 우수한 편입니다. 안감으로 인해 다른 레이어들에 비해 착용감도 우수한 편이며, 방수 멤브레인의 수명도 가장 긴 편입니다.




4) Seams (심실링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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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는 한 조각의 직물로 만들기 어려우므로 여러 조각들을 바느질하여 제작됩니다.  방수 자켓 또한 몇 조각의 직물을 신체구조에 맞게 연결해야 하므로 봉제선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 부분을 통해 비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Seams 처리가 중요합니다. 이 심실링 처리는 너무 두껍게 하면 무게가 증가하고, 너무 얇게 붙이게 되면 비가 침투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방수자켓 이야기 1부를 마치며 


많은 정보는 아니지만 방수 자켓을 위해 몇 가지 정보를 알아 보았습니다.


등산을 하면서 가장 간단하게 비닐을 뒤집어 쓰는것 만으로 비를 막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통기성이 없어 옷은 땀으로 젖게 될 것입니다. 비가 아주 적게 오는날 가벼운 산책길, 신체활동이 적은 코스에는 우산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만 거센 비에는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취미로 등산을 한다고 할때, 우리는 '디자인'과 '멋'을 생각 안하지 않을 수 없지요.

비를 막고 열과 땀을 내보내는 기능성도 있는데, 입으면 멋져 보이기도 하는 방수 자켓은 개인의 선택입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4-5일 이상의 장거리 하이킹을 가야한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비를 만났는데 계속 숙소에 머무르며 비를 피하지 못하고, 일정 장소까지 가야한다면 체온조절을 위한 안전장비인 측면에서 방수자켓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비를 맞고, 차가운 바람이 분다면 우리는 저체온증에 걸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죠. 우리는 적절한 신체온도 36~37도를 계속 유지해야합니다.


2부, 3부 이야기를 하기전에 김 빠질 수 있는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그렇다면 방수 자켓을 입으면 정말 비가 오는날 쾌적하게 땀도 정말 신기할 정도로 잘 나가고, 비도 정말 잘 막아주고 다닐 수 있느냐 생각한다면, 그렇게 드라마틱한 상황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비가 오는날 방수자켓을 입어도 우리는 덥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원리를 알아보고 필요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것은 즐거운 등산 취미생활을 하기 위한 한걸음일 뿐입니다. 알고 구입하는 것과 모르고 구입하는 것은 분명 다르니까요. 


앞으로 2부, 3부에서 좀 더 재미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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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서 방풍을 목적으로 입은 아크테릭스 제타SL 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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