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리스인조르바입니다. 

원래 28일부터 29일까지 설악대종주 38km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많은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27일에 갑자기 설악이 통제되었습니다. 많은 비가 안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저는 의아하게 생각하여 국립공원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국공 직원분들은 28일 낮에야 해제 결과가 나올 거라고 하시는 바람에 저희는 줄줄이 설악을 취소했어요. 하지만 28일 해제를 하지 않고 27일 저녁에 급작스런 해제를 하게 됩니다. 

정확한  정보가 아닌 상황에서 저희는 기상청과 국립공원의 조치에 발빠르게 움직여야했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차여차하여 설악이 취소된 상황에서 저희는 불수사도 28km 연습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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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부터 인휴님, 서울다람쥐님, 그리스인조르바, 자급자족님, 072님>


수영과 달리기로 다져진 40대 남자 한 분 인휴님 

마라톤과 종주를 즐기는 40대 남자 한 분 072님

마라톤을 4년, 클라이밍에 다져진 30대 여자 한 분 서울다람쥐님

수영과 달리기로 다져진 50대 여자 한 분 자급자족님


그리고 이 분들의 부족한 안내자인 그리스인 조르바 40대 남자 추가로요. ^^


산행 일시 : 2024년 9월 28일 22시 10분

산행 장소 : 공릉백세문역

산행 인원 : 5명

산행 코스 : 공릉백세문역 - 불암산성 - 불암산 - 덕릉고개 - 수락산 도솔봉 - 수락산 주봉 - 기차바위 우횟길 - 수락산 도정봉 - 동막봉 우횟길 - 회룡역 - 호암사 - 사패산 정상 - 도봉산 산불감시초소 - Y계곡 - 신선대 정상 - 마당바위 - 도봉탐방지원센터 (28km)

산행 시간 : 11시간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역시 종주의 꿈을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실테고,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있으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단연코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꾸준히 무언가를 지속하는 힘이 바닥에 깔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깔리고 누적되면 정말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10km~15km 종주의 두 배 버전인 25~30km 종주를 하기 위해서. 

그것도 10km대의 속도에 많이 쳐지지 않고 30km를 꾸준한 속도로 지속하는 힘을 갖기 위해서는 

평소에 운동으로 몸을 깨워 놓아야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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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에 피로한 상황에서 산행을 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40대 남자분이신 인휴님은 에너지계열의 음료와 음식을 산행 중에 꾸준히 드셨습니다. 꽤 좋은 습관입니다. 몸에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하여 계속 걸을 수 있는 힘을 실어줍니다. 


그리스인조르바의 경우 밤 잠이 많아서 몬스터 망고맛과 물을 반반 섞어서 마십니다. 각성 효과가 뛰어나지만 밤을 새는 산행을 할때만 이용하고 평소엔 마시지 않습니다. 이런 조합은 꽤 좋은 각성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이온음료와 물을 반반 섞는 것도 갈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반드시 물과 이온음료를 반반 섞어서 물 대신 음용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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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열심히 하신 분들이기에 지체하지 않고 올랐던 불암산. 6km 남짓의 코스를 1시간 만에 오릅니다. 

평지와 오르막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려면 오르막 보행에서 호흡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운동을 통해서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긴장감과 힘듦의 기억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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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m의 불암산. 높은 산은 아니지만 꽤 좋은 오르막코스가 있어서 태릉 선수촌에서 훈련코스로 각광을 받는 곳입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도 이 곳을 뛰어오르는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면 꾸준히 이런 곳을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몸의 기억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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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님께서 샤인머스캣을 준비해주셨습니다.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정말 크신 분입니다.

이 과일은 갈증을 풀어주고, 또 에너지원으로 훌륭한 탄수화물입니다. 과일은 종주에서 꼭 필요한 에너지원 중에 하나입니다. 무거운 이 과일을 두 팩을 지고 오셔서 나눠주셨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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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엔 별이 가득했습니다. 또한 10월말 설악을 완주하고자, 이번 산행에서 체력적으로 더욱더 검증을 받겠다는 의지도 가득했습니다. 

늘 현재에 충실하고, 지금 걷는 발걸음에 모든 것을 담아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야 말로 종주의 성공으로 가는 가장 큰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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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을 지나 3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어 수락산 주봉에 도착합니다. 불암산부터 수락산 정상까지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불암산에서 덕릉고개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기에, 능선을 타는 것이 아니라, 산을 끝까지 내려와서 다시 올라가야 하는 것이기에 불암산-수락산 산행이 어려운 것인데, 쾌속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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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봉에 누운 두 여인! ^^ 설정샷이지만, 설정아닌 것 같습니다. 너무 잘 쉬시는데요. 돌침대에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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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전까지 누우셨던 돌침대가 도정봉입니다. 수락산은 도솔봉-주봉-장군봉-도정봉-동막봉 이렇게 많은 봉우리들이 있습니다. 

수락의 막바지 도정봉에 올라 서울의 깊은 밤을 야경으로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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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을 확대하여 달도 찍어보았습니다. ^^ 달이 참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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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m 산행 후 미역국과 쌀밥으로 에너지 보충을 합니다. 남은 15km를 잘 걷기 위해서는 꼭 잘 드셔야 합니다. 입맛이 없다고 대충 먹거나 안드시게 되면 몸을 상하게 됩니다. 적절히 들어간 염분은 몸에서 빠져나간 에너지들을 채울 수 있습니다. 미역은 또 소화가 잘되어 꽤 좋은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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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역에서 1시간 남짓 걸려서 사패산에 도착합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일출을 보기 위해서 사패산에서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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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붉은 기운 속에서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해를 보니 또 힘이 났습니다.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을 올랐고, 이제 도봉산으로 갈 차례입니다.

사패-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서 이제 계단들이 즐비한 구간, Y계곡을 넘어야 합니다.


잠시 사패산 일출을 감상하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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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으로 가는 이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를 수 있어야 합니다. 꾸준히 자신만의 속도로 오르고 있노라면 변화된 자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보폭을 좁게, 꾸준히, 그리고 규칙적인 호흡과 발걸음으로 탬포를 맞추시고 올라보셔요. 종아리가 당기고 호흡히 가빠지더라도 숨을 조절하고 발걸음을 조절해서 이 곳을 쉬지 않고 넘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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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계단을 넘으면 산불감시초소가 있습니다. 곧 Y계곡으로 가게 됩니다. 이 곳에서 한 숨을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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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과 난간이 가파른 Y계곡으로 진입합니다. 이 곳은 가파르고 위험하기 때문에 많은 주의가 요구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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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신선대 도착. 자운봉이 원래 정상이지만 통제로 인해 신선대만 개방되었습니다. 

불수사도북을 하기 위해서는 우이암 쪽으로 가야 하지만, 오늘은 불수사도만 할 것이기 때문에 마당바위로 하산을 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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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바위 하산에 신이 나신 팀원분들. ^^ 

사실 우이역 코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산 길에 다시 우이암에 올라서야 하고, 또 우이역까지 긴 발걸음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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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에서 072님의 과일 선물 바구니가 다시 공개되었습니다. 가뭄에 단비같은 아이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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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m 구간에서 불암산, 수락산

28km 구간에서 사패산, 도봉산. 


나의 힘이 어디까지 남아 있는지, 어디서 보충을 하고 어디서 써야하는지 완급조절이 되면 45km 산행도 가능합니다.

30km를 넘으면 40km도 금방 넘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해보지 않은 두려움 때문에 몸의 반응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늘 조심히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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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바위를 지나 도봉탐방센터로 향합니다. 우이암보다는 짧지만 그렇다고 등로가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꽤 힘든 코스지만 많은 산객들이 오르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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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28km 하산 후 거울샷. 부상없이 완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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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고자 하는 분들께 드리는 마치는 글의 당부의 말씀. 

* 매일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평소의 체력을 꼭 다져놓으셔야 합니다. 그 운동의 적립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운동이 부족했고 준비가 치밀하지 못하면 반드시 뒤탈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매일매일 운동을 통해 체력을 적립하셔요.


* 걷기에 능숙하게 되고, 오르막에 자신감을 갖기 위해선 보폭을 줄이고 호흡을 조절해야 합니다. 호흡은 자신만이 알고 있습니다.

숨을 너무 자주 크게 몰아쉬지 말고 적절하게 통제하면서 진정시키면서 오르시길 바랍니다. 

* 장거리는 페이스의 싸움입니다. 단거리로 급하게 이루려는 마음으로는 될 수 없습니다. 천천히 즐긴다는 마음으로 길게 걸어야 합니다.

그게 가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구력과 근기입니다. 지구력과 근기를 키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하고 싶다는 열망입니다. 심리적으로 무장이 되어 있으면 몸은 함께 꼭 따라옵니다. 


* 식사와 음료, 무릎테이핑과 적절한 처방(양말 갈아신기, 뿌리는 파스)을 통해 산행 중 변수를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진통제와 근육이완제 사용을 최대한 지양하되 충분히 중간 중간에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듭니다. 


* 산행후에 얼음찜질, 영양가득한 식사와 충분한 쉼을 통해 몸을 쉬게 하고, 회복에 힘씁니다. 이것이 다음 산행을 안전하게 다시 할 수 있는 길입니다. 



다음 연재물은 대망의 설악대종주입니다. 38km의 긴 발걸음. 각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겠습니다.

늘 관심가져주시고 지켜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내 작은 글씨가

꽃씨였으면 좋겠다.

네 가슴에 심겨지는. "


-박노해, 걷는독서


부족한 글이지만 종주에 꿈을 꾸시는 모든 분들께 작은 꽃씨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조회수206 총 댓글1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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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끼발 2024-10-08 14:05:51

    잘 감상했습니다 ^^.많은것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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