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vs 합성 충전재
◆ Down vs Syntehtic
이제 추운 겨울입니다. 며칠전 대설이 오고나서 날씨가 한층 추워졌습니다.
이럴때 자연에서 아웃도어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보온자켓이죠.
겨울이 되면 각 의류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보온 제품들을 출시합니다.
그리고 추워질때마다 '다운 vs 합성충전재'에 대한 논쟁은 어디서나 계속됩니다.
거위털/오리털 등 다운이 들어간 자켓이 좋을까/ 폴리에스테르의 합성충전재가 들어간 자켓이 좋을까에 대한 답변은 '사용목적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가 답이 됩니다.
다운과 합성 충전재를 설명하면서, 무게대비 보온성 / 압축성 / 편안함 / 내구성 / 비용 등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보온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먼저 단열(영어로 insulation)을 알아야 합니다.
단열이란 물체 사이에 존재하는 열의 이동을 막는 것을 의미합니다. 건축에서도 열의 손실을 막기 위해 중간중간 단열재(예를 들어 벽과 벽 사이에 열이 잘 통하지 않는 우레탄폼/스티로폼 등)를 넣는 것처럼 우리 몸과 외부 차가운 공기 사이에 열의 이동을 막는 것이 필요한데, 그 물질이 다운이냐 합성 충전재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다운 인슐레이션
▶ 다운(영어로 down)이란 거위나 오리 깃털 아래의 솜털로 구성된 완전 천연 충전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온을 담당하고 부드럽고 가볍습니다.
▶ 페더(영어로 feather)는 깃털을 의미합니다. 내구성과 형태 유지에 사용됩니다.
다운 패딩에는 솜털이 많을 수록 더 가벼워지고 보온력은 높아지지만 솜털만 사용할 수 없고, 항상 깃털이 일부 포함되어 솜털이 뭉치지 않게 하여 좀 더 풍성한 공기층을 만듭니다. 이때 공기층이 단열 역할을 하는 것이죠.
거위털과 오리털 충전재는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천연 단열재 중 하나로, 공기를 가두어 몸 주위에 온기를 유지시켜 줍니다.
제품 스펙을 볼때 거위털은 구스다운(Goose Down), 오리털은 덕다운(Duck Down)이라는 용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거위털은 오리털에 비해 크기가 크고 밀도가 낮아, 같은 부피 대비 거위털이 더 가볍고 따듯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운은 통기성이 뛰어나지 않고, 젖게 되면 부푼 상태가 사라져버려 더이상 따듯함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최근 물 분자와 쉽게 결합되지 못하게 하는 소수성처리한 다운이 나오기는 하지만, 여전히 습한 환경에서 다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 보온력을 평가하는 기준
보온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3가지 필파워와 충전량 그리고 솜털깃털 비율이 있습니다.
▶ 필파워(fill power)란 솜털 1온스(약 28g)을 24시간 동안 압축한 뒤 압축을 풀었을때 부풀어 오르는 부피(입방인치), 즉 복원정도를 의미하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복원력이 뛰어나 공기층을 더 두텁게 형성할 수 있어 보온성도 우수하다고 말합니다.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자면 미국에서 사용하는 단위는 FP(필파워), 유럽에서 사용하는 단위는 입방인치(cuin)인데, 이 부분은 따로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필파워 500~700 정도가 많이 사용되고, 800이상은 좋은 품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면, 600필파워의 거위털과 800필파워의 거위털이 같은 양 있을때 당연히 800 필파워의 제품이 더 따듯할 것입니다.
600 필파워의 제품을 800 필파워의 제품과 비슷한 보온력을 가지려면 당연히 충전하는 양을 늘려야 하죠. 그렇다면 무게가 증가하게 되지요. 제품을 선택할때 가벼움이 먼저라면 높은 필파워의 제품을 선택해야합니다. 대신 가격은 비싸집니다.
▶ 다운 제품은 솜털 깃털의 충전량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눕니다.
정확한 수치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다운 패딩자켓을 이야기할때
다운 충전재의 양이 100g 전후는 경량패딩 / 200g 전후 미들급 / 300g 이상은 헤비급 패딩으로 구분합니다.
300g 이상의 헤비급 패딩자켓은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따듯하게 입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기간이 짧다고 한다면, 도심에서 주로 활동하는 분들이 헤비급 패딩을 구지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도 고민이 될 수 있겠네요. (물론 우리가 꼭 목적과 기능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는건 아니죠)
▶ 솜털 깃털의 구성 비율
위에서 이야기했듯, 솜털이 보온을 담당하지만 솜털만 있어서는 공기층이 오래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솜털과 깃털이 8대2의 제품이 많고 솜털 깃털 9대 1의 구성은 고스펙입니다.
**재밌는건 의류 제품에 '다운' 이라는 표기를 하려면 솜털의 비율이 75% 이상이 사용되어야 표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제조업체는 RDS(Responsible Down Standard)에서 인증한 다운 충전재를 사용합니다. 즉 강제로 먹이를 먹이거나 살아있는 털을 뽑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 다운 인슐레이션 자켓의 장단점
▶ 장점
- 합성 충전재보다 같은 무게 대비 더 높은 보온성을 가진다
- 작게 압축이 가능하다. 작게 패킹하여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단점
- 젖으면 단열능력을 잃게되고, 건조시간이 오래 걸린다
- 세탁에 유의해야한다. 드라이 크리닝은 솜털,깃털의 지방성분을 분해하여 보온성을 떨어뜨리므로 금지한다.
- 일반적으로 합성충전재 자켓보다 비싸다
◈ 다운 자켓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들입니다.
▶ 다운의 종류 - 거위털이냐 오리털이냐
▶ 솜털과 깃털의 혼합 비율 - 8대2 제품이냐, 더 높은 프리미엄급 9대 1 이상이냐
▶ 다운 충전량 - 경량/미들/헤비급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
▶ 겉감과 안감 소재 -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겉감에 따라서 내구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겉감이 얇을 수록 패킹이 쉽고 착용감이 부드럽지요. 대신 데니아, 즉 원사의 굵기가 굵은 겉감이라면 깃털이 가끔 빠져나오는 이슈가 있기도 합니다.
▶ 디자인과 기능성(주머니,후드,조절끈 등) - 디자인과 브랜드는 개인취향, 그리고 그 외에 부자재는 사용 목적에 따라 살펴봐야합니다.
▶ 패킹여부 - 아웃도어 활동시,작게 압축하여 가지고 다닐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죠.
**참고
다운 충전재를 사용하고 비가 오는 상황에서 젖지 않도록 방수 겉감을 사용한 자켓도 있습니다. 이러한 자켓은 아무래도 패킹이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꼭 하이킹/트레킹/백패킹 용도가 아닌 알파인/스키/일상용인 경우도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 제가 가진 다운 충전재 자켓
▶ 어반사이드 에일러론 프로 900 울트라라이트 다운 자켓
- 폴란드 구스다운 915필파워, 솜털:깃털 비율은 90대 10, 충전량은 약130g의 경량 패딩자켓입니다.
- 겉감은 나일론 10데니아를 사용했고 총무게는 335g입니다.
- 폴란드 구스다운 800필파워, 솜털:깃털 비율은 90대 10, 충전량은 약380g의 헤비급 패딩자켓입니다.
- 겉감은 퍼텍스 퀀텀프로 20데니아를 사용했고, 총무게는 약 800g으로 1월의 강원도 화천에서 기온 영하 10도일때 입었습니다.
◆ 합성 단열 충전재 (Synthetic Insulation)
거위털, 오리털 즉 천연 단열재에 대한 대안이 합성 단열 충전재입니다.
다운의 가장 큰 단점은 습한 환경에서는 보온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합성 충전재는 다운의 특성을 재현하도록 만들어졌고, 대신 젖었을때도 열을 유지합니다.
보통 다양한 크기의 필라멘트로 배열되고 얽힌 폴리에스터 섬유로 만들어집니다. 다운처럼 초극세 섬유가 공기층을 가져 열을 하지만 아직까지 같은 무게/부피 대비 다운보다 따듯한 소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운만큼 따듯하려면 합성충전재 양을 늘려야 하고 그렇게 되면 무거워지게 되지요.
대신 습기에 훨씬 강하고 젖었을때도 빨리 마르는 특성이 있기에 아웃도어 활동에 좀 더 선호되기도 합니다.
단점으로는 사용할수록 압축성이 떨어져서 자켓의 수명이 짧아지기도 하지만, 다운 또한 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수명이 짧아질 수 있으니 이건 사용자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합성 충전재 표기
합성 충전재는 다운처럼 필파워와 충전량으로 표기하지 않습니다.
60 g/m²처럼, 단위면적당 무게로 표기합니다.
◈ 대표적인 합성 충전재로 아래와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하고 있지요
▶ 프리마로프트
합성 충전재중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게 아닐까 싶은(그만큼 많이 보이는) 프리마로프트는 1980년 미육군의 요청에 의해 알바니사가 개발한 것이 처음입니다. 가볍고 질기면서 부드러운 보온재로 극세사망에 기공이 있고, 그 기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힐만큼 작아 물을 차단합니다.
▶ 신슐레이트
우리가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3M은 미국에서 1902년에 설립된 다국적 제조회사입니다.
신술레이트는 3M에서 1979년 개발한 보온 단열재이고, 직관적으로 Thin(얇은) + Insulate(단열하다)의 합성어입니다.
신슐레이트 역시 얇은 두께를 가지며 따듯하고 습기에 강합니다.
▶ 코어로프트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에서 자체 개발한 코어로프트가 있습니다.
▶ 그 외에 파타고니아에서 사용하는 FullRange / PlumaFill, 노스페이스에서 사용하는 Thermoball / Ventrix, 피엘라벤에서 사용하는 G-loft 등이 있습니다.
◈ 합성 충전재 자켓의 장단점
(역시 이는 다운 충전재 자켓의 장단점과 반대입니다.)
▶ 장점
- 습기에 강하며, 물에 젖었을대에도 단열을 유지한다
- 일반적으로 같은 무게/부피 대비 다운보다 저렴하다
▶ 단점
- 같은 무게/부피 대비 다운보다 무겁다
- 일반적으로 같은 무게/부피 대비 다운보다 덜 따듯하다
- 다운보다 패킹이 작게 되기 어려운 편이다.
◈ 제가 가진 합성 충전재 자켓
▶ 아크테릭스 아톰LT(현 아톰후디)자켓
- 아크테릭스 대표 합성 충전재 자켓으로, 단위면적당 Coreloft 60g이 들어간 경량 자켓입니다.
- 총 무게도 310g으로 영하의 기온의 추운날 아우터 한장으로 입기에는 조금 모자랍니다.
▶ 파타고니아 나노에어 라이트 하이브리드 자켓
- FullRange 40g을 적용한 제품으로, 옆구리와 등판은 충전재가 아닌 플리스 소재로 되어있는 하이브리드 자켓입니다
- 대표적인 운행용(추운날 산을 오르는데 입는) 자켓으로 적절한 보온성과 통기성이 목적입니다.
◆ 나에게 알맞는 보온 자켓 선택하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운충전재 자켓이 좋을까, 합성 충전재 자켓이 좋을까에 대답은 역시 '사용목적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말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1) 추운 겨울, 하이킹/트레킹을 하면서 움직일때 보온자켓이 필요하다
- 땀이 발생하는 상황이므로 합성 충전재 보온자켓을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2) 하이킹/트레킹을 하면서 움직일때 보다 가만히 앉아서 휴식할때 입을 자켓이 필요하다
-땀이 젖는 상황이 아니므로 같은 무게대비 가볍고 더 따듯한 다운 자켓을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3) 가방이 큰 것을 싫어한다, 작게 패킹이 되는 자켓이 필요하다
-작게 패킹이 되는것은 다운 충전재 자켓입니다. 필파워가 높은 제품을 구입하면 작게 패킹이 되고, 크게 부풀게 됩니다.
4)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는 날, 백패킹을 위한 옷이 필요하다
-비가 오지 않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더 가볍고 더 따듯한 다운 충전재 자켓이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 뿐 아니라, 충전량에 따라서 보온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기온대, 즉 어느 정도의 추위에 필요한지도 생각해보아야 하지요.
그 외에 가장 중요한 디자인 및 브랜드에 대한 언급은 여기서 하진 않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겨울철 각자에게 맞는 보온 자켓을 선택하길 바라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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