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기 좋은 봄 날씨입니다. 오전은 10도 초반인데 오후에는 20도까지 넘어버리는 큰 일교차에 등산 긴 바지 고민이시죠? 아마도 벌써부터 반바지를 입고 산에 다니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산행을 즐기는데 꼭 긴 바지를 입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죠. 

산마다 코스가 다를 테니 하의를 선택하는데 있어 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바위를 오를 때, 험한 코스가 없을 때,  데크로 이루어진 편한 코스를 다니는 경우에는 반바지를 입거나 여성 분들의 경우 레깅스만으로도 충분히 산행하는 데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수풀이 우거진 길을 간다던가 바위를 오르거나 두 손 두 발 이용해서 다녀야 하거나 벌레 또는 자외선으로부터 하체를 보호하려면 아무래도 긴 바지가 필수죠.

평소 등산을 하면서 제가 즐겨 입는 등산 긴 바지 5종을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룬닥스 마케 팬츠

룬닥스 아스크로 팬츠

아크테릭스 감마LT(현 감마 팬츠)

케일 마운틴 팬츠2

케일 2WAY 하이킹 팬츠

 

 

소재

각 바지의 소재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전에 한 가지 정리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바지를 입고 '편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떨 때일까요?

물론 디자인 측면에서 입체적인 구조로 원단을 나누고 이어 붙여서 편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원단 자체가 내가 움직이는 대로 잘 늘어나는, 즉 스트레칭성이 있는 바지를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바지 리뷰를 쓸 때 아래와 같은 표현으로 이야기하죠.

• 옷이 잘 늘어나서 편하다

• 움직이는데 걸림이 없다

• 활동성이 좋다

그런데 제가 정리한 표를 보시면, Polyurethane(폴리우레탄) / Elastane(엘라스테인) / Spandex(스판덱스)라는 명칭이 있습니다. 재밌게도 이 단어는 모두 같은 기능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폴리우레탄은 화학총칭명이라 물질을 말하는 단어이고 이것으로 섬유를 만들면 일반 명칭으로 '스판덱스'라고 합니다.

폴리우레탄의 특징은 매우 질기고 잘 늘어나는 성질이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스판덱스 대신에 '엘라스테인'이라는 명칭으로 사용되고요.

미국 듀폰사에서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섬유를 '라이크라(Lycra)'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 효성이 만들면 '크레오라(Creora)'라고 하여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요.

아무튼!!

의류를 구입하기 전에 소재를 볼 때 Polyurethane(폴리우레탄) / Elastane(엘라스테인) / Spandex(스판덱스)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것의 혼용율을 보시면 이 바지의 원단이 얼마나 잘 늘어나나, 스트레칭성이 얼마나 있나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런 탄성 섬유를 혼용하면 신축성 뿐만 아니라 원래대로 돌아오는 회복력도 좋아서 움직임이 많이 필요한 수영복, 운동복에 혼용 되어서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대신 폴리우레탄은 열에 약해서 탄성이 변한다고 하니 세탁법도 신경 써야겠죠? 개인적으로 아웃도어 의류는 찬물에 울코스 추천합니다)

룬닥스 아스크로 팬츠에는 폴리우레탄이 12%, 아크테릭스 감마LT 팬츠에는 엘라스테인이 12%, 케일 2WAY 하이킹 팬츠에는 폴리우레탄이 7%가 들어 있으니 실제로 이 바지는 입어보면 잘 늘어나서 편합니다.

반면에 케일 마운틴 팬츠2는 스판덱스가 3%라서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지 않아요.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케일 마운틴 팬츠2는 다리를 들어 올리는데 불편해서 한 사이즈 크게 구입했지요) 

마케팬츠는 LPC(폴리+면)원단 위주로 제작되었으나,  스트레칭성이 필요한 엉덩이 부위는 아예 쉘러의 드라이 스킨이라는 스트레칭성 원단을 따로 사용해서 움직임을 편하게 합니다.

룬닥스 마케 팬츠

등산을 시작한 후 얼마 되지 않아 구입하여 3년이 넘게 잘 입고 있는 바지입니다. 리뷰를 위해서 사진을 찾다 보니 봄/가을 마케팬츠를 정말 많이 입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마케팬츠로 룬닥스 브랜드를 입문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만큼 마케팬츠는 룬닥스 브랜드를 전세계적으로 알리게 된 바지이기도 합니다.

 

마케팬츠를 보면 바지 하나를 만드는데 디자이너가 이렇게 신경을 많이 썼구나를 느낄 정도입니다. 

다른 마케팬츠 리뷰에서 이미 많이 보셨겠지만 룬닥스에서 개발한 자체 소재인 LPC(룬닥스 폴리 코튼)는 내구성이 좋고 엉덩이와 무릎 부위에 쉘러의 드라이 스킨이라는 스트레칭성 원단을 따로 사용했고 발목 부분은 아무래도 마찰이 많을 수 밖에 없기에 쉘러의 'Keprotec' 원단을 사용하여 보강했지요.

면은 촉감이 좋지만 속 건성이 안 좋습니다. 그래서 면보다 속 건성이 좋은 폴리의 혼용으로 이를 보완한 것 같습니다. 바지의 디자인적인 여러 요소들을 보면 입기 전에는 불편할 것 같이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실제로 입어보면 편합니다. 다리 전체에 달라붙는 핏이지만 움직임이 필요한 곳에는 관절의 가동 범위에 맞게 디자인이 되어 있어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실제로 다리를 높이 올리는 동작에서도 무릎 또는 엉덩이에서 걸리는 부분이 없지요.

또한 허벅지 안쪽과 종아리 바깥 부분 양쪽에 있는 벤틸레이션은 덤입니다. 더울 때 열어서 열을 내릴 수 있습니다. 속살이 보이지 않게 벤틸 안쪽으로 메시 처리한 것은 세심한 배려입니다. 두께는 룬닥스의 다른 바지들에 비해서 얇은 편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습한 기후에는 기온이 20도가 넘어가면 벤틸을 열어도 더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이 지나 일교차가 큰 3~5월의 봄, 겨울이 오기 전, 쌀쌀한 9~10월의 가을 또는 새벽 산행 및 야간 산행에 많이 입습니다. 자신의 다리 길이에 따라 레귤러 모델보다 5cm 기장이 짧은 숏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건 보너스.

룬닥스 아스크로 팬츠

아스크로 팬츠는 마케 팬츠와는 다르게 나일론 원단 한 가지로만 만들어진 바지입니다.

LN-Stretch라는 룬닥스 자체 소재인 폴리아미드 88%와 폴리우레탄 12%를 혼용한 원단이고 실제로 입어보면 잘 늘어납니다.

벤틸 또한 바깥쪽으로 양쪽에 있어서 추가적인 환기가 필요할 때 유용합니다. 마케팬츠보다는 통이 여유로운 편입니다. 하체에 땀이 나더라도 달라붙지 않아 쾌적하게 입을 수 있었습니다.

 

아크크테릭스 감마LT 팬츠

감마LT팬츠는 현재 감마 팬츠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이 또한 아크테릭스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바지입니다.

아크테릭스 자체 개발 원단인 포티우스 2.0을 사용하는데 엘라스테인 12%가 혼용 되어 잘 늘어납니다.

(**포티우스 원단은 대표 소프트쉘 자켓인 감마LT, 감마SL 자켓에도 사용됩니다)

잘 늘어나는 특징 뿐 아니라 속 건성과 투습력도 좋아 바람이 부는 봄철에 운행용으로 많이 입습니다.

내부 요철로 인해 땀이 나더라도 덜 달라붙어서 좋았습니다.

 

디자인도 일자핏으로 떨어지므로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단점은 포켓이 양쪽에 각각 1개, 그리고 허벅지 쪽에 1개가 있는데 실제로 슬림핏이라 주머니에 물건을 넣어서 보관하면 많이 튀어나와 보여서 잘 안 넣고 다니게 됩니다.

케일 마운틴 팬츠2 

마운틴 팬츠2 또한 Cayl 브랜드에서 빨리 품절 되는 인기 바지 중 하나입니다.

통은 다른 바지들에 비해서 여유가 있는 편인데 Nylon 65%  + Cotton 32% + Spandex 3% 혼용된 원단은 생각보다 스트레칭성이  부족했습니다.

 

제 허리 사이즈라면 M(허리 30~32인치)를 입어야 하는데 다리를 올리는데 불편하여 L(32~34)로 교환해서 입고 있습니다.

허리는 CAYL 자체 벨트가 포함되어 있어서 조절하면 되어서 입는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마운틴 팬츠2는 등산을 위해서 뿐 아니라 고프코어(아웃도어 의류를 일상생활에 입는 스타일)를 즐기시는 분들에게도 인기 있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점은 원단에 약간 광택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케일 2WAY 하이킹 팬츠

2WAY 하이킹 팬츠는 무릎 위쪽에 개방되는 지퍼를 디자인하여 반바지로도 입을 수 있습니다.

이 장점은 여름철에 특히, 긴 바지를 입고 산행을 하다가 하산하고 계곡을 만나 물에 들어가고 싶을 때 아주 유용합니다. 바지를 갈아 입을 필요 없이 아래쪽만 지퍼를 열어 분리하면 되니 말이죠. Nylon 93% + Polyurethane 7% 원단으로 스트레칭성은 조금 있는 편이고 케일 바지의 특징으로 통이 커서 스타일적으로도 선호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산행을 하다가 하체에 열이 올라온다 싶으면 양쪽 무릎 위의 벤틸을 열면 즉각적인 환기가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봄철 바지 선택 가이드

제가 등산을 하면서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 동안 많이 입었던 바지들이라 어느 바지를 선택해도 잘 만들어진 바지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의 필요와 취향에 따라서 아래와 같이 추천 드립니다. 제가 소개한 5개의 바지의 무게는 300g~500g 사이로 봄철 등산 바지로 적절한 두께와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더 얇고 가벼운 제품은 여름철 바지 리뷰에서 소개하도록 할게요)

◆  선선하거나 쌀쌀한 새벽 산행 또는 야간 산행을 하고, 더워지면 벤틸레이션이 필요한 경우 

→  룬닥스 마케팬츠 또는 룬닥스 아스크로 팬츠 

◆  통이 좀 여유롭고 등산 뿐 아니라 고프코어의 스타일로도 입을 바지를 찾으시는 분 

→  케일 마운틴 팬츠2 

◆  더울 것 같아서 반바지를 입고 싶은데 그래도 긴 바지를 입어야 할지 걱정되는 분 

→ 케일 2WAY 하이킹 팬츠 

◆  잘 늘어나면서 땀이 나도 바지의 원단이 달라붙지 않는 소프트쉘 원단 느낌을 좋아하시는 분, 깔끔한 일자핏의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 

→ 아크테릭스 감마팬츠 

봄철 등산 바지 선택에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다른 글로 만나 뵙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