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리스인조르바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산행기는 제가 에디터로 활동하게 된 2024년을 정리하는 의미로 100km급 후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저는 장비클럽인 고윈클럽에서 많은 분들의 함산을 이끌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제 스스로의 산행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2024년 10월 12일부터 13일까지 걸었던 산행 기록을 이 곳에 남깁니다.


강남 16산이라고 하면 생소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이미 종주를 하는 분들 사이에선 꽤 유명한 산행코스입니다.

강동 지역의 6산을 (남한산, 검단산, 용마산, 청량산, 불곡산, 영장산) 포함하여 강남 지역의 10산을(광교산, 백운산, 청계산, 바라산, 우면산, 구룡산, 대모산, 인릉산, 관악산, 삼성산) 합쳐서 16산으로 부릅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많은 봉우리와 산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초장거리 산행의 연습코스로 불리기도 하고요, 이 자체로 힘든 종주임에 틀림없습니다. 저는 이미 2021년에 강남 22산으로 120km를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6산을 더 붙여서 걸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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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산의 첫 시작은 하남의 검단산입니다. 검단산역에서 걸어서 검단산 입구까지 가야 합니다. 

오후 3시에 출발하여 대략적으로 40시간 이상의 시간을 계산하고 걸어야 합니다. 만약 이 곳 분들께서 100km 산행을 준비하신다면 꼭 당부 드리고 싶은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1. 가장 좋은 것은 100km의 절반 정도의 산행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참 막막한 말이 아닐 수 없는데요. 제 경우 50-80km급 산행을 10회 이상의 경험을 갖고 있었기에 이번 산행을 준비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2. 100km 구간을 세부적으로 쪼개에 확실히 쉬는 시간을 잘 정해야 합니다. 무작정 쉬는 시간을 길게 가져간다고 해서 능사가 아닙니다. 자신의 사점(dead point)가 언제쯤인지를 알 수 있다면 회복과 휴식. 나아감과 멈춤에 대한 감이 옵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한 경험이 비교적 있는 편이기에 제가 정해서 갈 수 있었지만 이 부분에 대한 경험이 없으시다면 반드시 경험자와 동행하세요.


3. 무릎과 발목테이핑, 스틱 사용을 적극적으로 하여 부상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제 경우는 반드시 무릎과 발목에 테이핑을 하는 편입니다. 장거리 산행은 반드시 몸의 손상을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미리미리 부상 방지를 위한 최선의 보호장구는 갖추어야 합니다.


4. 데일리 운동을 통해 무릎과 발목 주변 근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저는 거의 매일 10km씩 달리기를 했습니다. 달리기를 하기 전에는 거의 매일 동네 산을 3-4km 정도 오르며 체력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일 매일 하는 운동이 몰아서 하는 운동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5. 잘 먹고 잘 자고, 항상 몸에 최선의 것을 주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잘 드시고 잘 주무시면서 종주 전엔 컨디션이 좋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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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16산의 시작점인 검단산 현충탑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는 일이 오전에 끝났기 때문에 끝나자마자 바로 시작하였고, 그 시간이 3시를 넘긴 시각이 되었습니다. 초가을의 날씨는 낮엔 더웠지만 밤엔 쌀쌀하기 때문에 바람막이를 챙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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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산은 하남의 명산으로 사실 그렇게 쉬운 산이 아닙니다. 해발고도는 660m 남짓이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코스가 꽤 됩니다. 초반부터 체력 안배를 잘못하면 퍼지기 십상이기 때문에 속도를 무리하게 내지 않고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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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가을이 아니라는 듯 울창한 검단산의 숲이 아름답고 위대해보입니다. 언제 100km를 걸어내지라는 한숨보다는 즐겁게 힘듦을 맞이 하자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걷는 것이 좋고, 또 힘듦을 즐길 줄 알아야 100km 산행도 추억과 즐거움으로 기억될 수 있습니다. 초반부터 너무 잘하려고 노력해도 안되고, 또 큰 마음이 부담을 가져도 좋지 않습니다. 그저 내 눈앞의 산에 집중하는 마음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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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산정상까지는 6km정도의 거리입니다. 조금 짧지만 가파른 코스를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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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단을 지속가능한 속도로 올라야 고추봉과 용마산에서도 잘 걸어낼 수 있습니다. 오르막이 나오면 속도를 줄이더라도 절대 쉬지 마시고, 오르는 연습을 해보셔요. 숨이 차게 올라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르막만 나오면 힘이 빠지도 몸이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오르막 자체도 평지처럼 몸이 반응하도록 체질을 바꿔야 합니다.

오르막 구간은 심리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합니다. 한숨을 쉬며, 힘들어하고 다리가 무뎌지는 것은 오르막 구간에 대한 힘듦을 몸이 인식하고, 또 마음이 그렇게 여기기 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집니다.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마음을 바꾸면 몸 역시 슬기롭게 바뀝니다.


정말입니다. 마음을 바꾸면 몸은 서서히 그 바뀐 마음을 따르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준비되고, 몸이 변합니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용기가 생기고 멘탈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졸음이라는 한계 상황도 있었고, 무릎과 발목의 근육통도 많았습니다. 졸음의 경우 몬스터 음료나 카페인 성분이 있는 음료를 마시면서 극복해보려고 했지만 꼭 잠이 오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렇게 몇 번 잠을 넘어보면 어느 구간에서 힘들게 되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산행이 조금 수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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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산을 지나 고추봉과 용마산을 차례로 지납니다. 남한산구간까지 16km 정도 걸립니다. 이제 16산 중에 2산을 완료했습니다.

거리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걷는 이 순간을 즐기자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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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 구간은 산성으로 가는 길에 도로를 넘어야 하는 구간이 있기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 도로를 따라 쭉 걸어가서 보이는 산이 남한산입니다.

길을 건널 때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보통 강남 16산을 밤에 많이 시작하시기 때문에 더더욱 안전하게 오르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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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남한산 올라가기 전에 잠시 만둣집에 들러서 만두를 먹었습니다. 장비클럽의 회원분 한 분과 동행하였기에 만두의 양이 많습니다. ^^

넉넉히 먹고 휴식을 가지면서 야간산행을 준비합니다. 랜턴을 확인하고 보조배터리를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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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이미 지고 있었고 3번째 산인 남한산 구간에 도착하니 밤이 되었습니다. 16km 지점을 통과한 셈입니다.  가을이기에 해가 일찍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남한산 구간엔, 함께 불수사도북과 설악대종주를 걸어주셨던 탐진강 선배님이 청량산구간과 성남 검단산까지 걸어주시기로 했습니다.

강남 16산을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것은 이렇게 근처에 사시는 회원분들께서 응원 산행을 와주시는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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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음료와 콜라. 그리고 간식들을 챙겨주신 탐진강님. 갈증에 힘들었던 순간들이 다 해소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마음의 정. 마음 씀씀이.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 너무나 감동이었습니다. 함께 걸으면 힘이 많이 납니다. 또한 피로감을 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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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구간에서 기념샷. 왼쪽부터 탐진강님, 인휴님, 그리고 저 그리스인조르바입니다.

청량산 수어장대를 지나서 성남 검단산으로 오릅니다. 병자호란의 치욕적인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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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과 성남 검단산까지 5산을 완료했습니다. 강동 6산 중에서 5산을 완료한 셈입니다. 

사실 망덕산과 영장산까지 포함하면 강동 6산이 훌쩍 넘어가지만, 영장산 구간까지 합쳐서 강동 6산으로 명명하는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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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춥지는 않았습니다.  영장산 도착. 30km지점을 완료했습니다. 태재고개까지 6km를 더 가야 합니다.

태재고개 구간에는 물을 보충할 수 있는 편의점도 있고, 또 식당도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산돌66님께서 태재고개 구간에 지원을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이 곳에 지원을 오셔서 광교산구간 까지 걸어주시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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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속도는 4.2로 나쁘지 않은 상황. 태재 고개에 도착하니 산돌66님께서 라면과 치킨, 그리고 성인 음료와 열대 과일 주스를 준비해주셨습니다.

해외에서 직접 공수해주신 열대 과일 엑기스는 갈증 해소에 정말 좋았습니다. 라면과 치킨을 먹으며 허기를 든든히 채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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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재고개를 지나 불곡산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이제 이 곳을 지나면 강동 6산이 모두 끝나게 되고 강남 10산 구간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광교산 입구까지 4km는 더 걸어가야 합니다. 불곡산 구간은 38km 지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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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도로와 도시를 가로질러 만남의 교회 입구까지 갔습니다. 이 곳에서도 함께 걸어주시기로 한 분들께서 감사히 구간 참여해주셨습니다.

왼쪽부터 이지금님, 인휴님, 경제낙관님, 산돌66님, 그리스인조르바. 이렇게 다섯 명이 모여서 야간에 광교산부터 청계산에 이르는 구간인 26km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청계산까지 걷게되면 누적거리는 70km까지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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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힘들지 않았던 길들이지만 산행거리가 있다보니 광교산을 오르게 되는 것도 힘에 부쳤습니다. 그럴때마다 속도를 줄이면서도 꾸준히 걸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서로 대화하며 걷기에 지루하지 않았고 즐겁게 야간산행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라는 힘이 이렇게 큰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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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시작한 지 13시간째. 오후 3시에서 시작한 산행인데, 광교산에 도착하니 새벽 4시 30분이었습니다. ^^

저는 광교산 구간부터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멈출 수 있는 구간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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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과 백운산을 거치며 8산째. 딱 절반을 했고 50km를 넘었습니다. 도저히 잠이 와서 걸을 수 없었습니다.

바라산을 가는 길에 바람을 피하고 20분간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함께 산행하신 경제낙관님 말씀에 의하면, 나무에 걸터 앉자 마자 코를 골며 잘 자는 모습이 너무 충격이었다고 하셨습니다. 바람도 쌩쌩부는 추운 새벽에 이렇게 잘 자는 것이 정말 이해가 안간다고 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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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고 일어나 하오고개로 향합니다. 광청종주의 중간 지점인 셈입니다. 이 구간까지 산돌66님은 함께 하시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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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고개에 도착합니다.  오전 7시 50분이 된 상황. 이 곳에서 산돌66님께서 숨겨두신 음료수를 꺼내서 또 즐겁게 마십니다.

정말 산돌66님께 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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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고개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산돌66님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눕니다. 이제 국사봉으로 올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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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넘칠 때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르지만, 긴 거리를 걷는 이들에겐 짧은 국사봉 오르막이 꽤 힘들게 느껴집니다.

20분만에 오르는 코스라고 적혀 있었는데 오르는 이들 모두 20분 내외로 이 곳에 올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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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봉을 지나 청계산으로 향하는 중간에 거리를 가늠해보니 66km 정도 진행을 했네요. 날이 춥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많이 덥지도 않아 쾌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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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이수봉에 도착합니다. 70km지점이었습니다. 청계산 구간엔 오르는 산객도 많이 있고 날이 밝았기에 좀 더 힘이 나는 느낌입니다.

또 다양한 먹거리를 팔고 계셨기에 저희는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고,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산행 중에 음주는 반드시 지양해야 하지만, 제 경우는 괜찮았기에 한 잔은 피로 회복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권장하진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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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오전 10시에 청계산 매봉에 도착했습니다. 광청 구간이 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옛골로 하산하여 인릉-대모-구룡산을 오르게 됩니다.

매봉에는 많은 산객들이 정상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활기가 넘치고 생동하는 느낌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쉬시는 산객분께 부탁 드려 단체샷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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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골로 하산. 경제낙관님께서 이 곳 지리에 밝으셔서 옛골로 하산하는 지름길로 잘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경제낙관님과 이지금님은 이 구간까지만 하시기로 했습니다. 새롭게 카미노님과 안양엽기래빗님이 인릉산 구간에 합류하셨습니다. 여기까지 최장거리를 걸어내신 인휴님도 조금씩 지쳐가셨습니다. 저는 제 속도대로 걸어야 했기에 인릉산까지 치고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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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릉산까지 12산 완료. 20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80km지점이었습니다. 인휴님은 개인 산행에서 가장 긴 거리인 80km를 걸어내시고 그만하시기로 합니다.

함께 걸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장거리를 걸어내심을 축하드립니다. 훗날 강남 16산을 꼭 도전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인휴님께서 마무리하시고, 제 뒤에는 안양엽기래빗님과 카미노님이 오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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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릴 법한 곳에 시그널을 달아주고 대모산 구간을 향해갑니다. 강남의 동네 산들이기에 산객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많이 오르셨습니다.

저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대모산으로 향했습니다. 레소님과 그린태자님이 이 구간에서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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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소님께서 미역국을 직접 끓이셔서 대모산 초입에 아드님과 함께 오셨습니다. 저는 산길로 가느라 레소님을 뵙지도 못하고 올라오고야 말았습니다.

다시 내려갈 수 없기에,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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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산째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날이 더워서 다시 반팔로 갈아입었습니다. 이제 구룡산 구간을 지나면 15km의 관악 삼성이 마지막입니다.

대모산과 구룡산은 이 곳 사시는 분들이 자주 오르시는 연계코스입니다. 저 역시 야간 산행으로 대모산과 구룡산을 자주 올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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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태자님께서 담아주신 카미노님, 그리스인조르바, 안양엽기래빗님! 우면산 소망탑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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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조르바가 강남 22산 산행을 할때도 지원을 와주셔서 함께 걸어주셨던 감사한 그린태자님. 이번 우면산도 저를 기다려주셨습니다. 덕분에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구룡산과 우면산 구간을 포함해 14산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95km 지점을 지났습니다. 

사당역쪽으로 향하여 관악산 구간에 합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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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산행을 시작한 지 하루가 지나다보니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6시간 후면 집에 간다는 생각으로 15km를 걸어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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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리스인조르바에게 아버님 같은 자상함과 따뜻함으로 멘토가 되어주시는 청우님과, 늘 동행해주셨던 금산군님께서 관악산과 삼성산 구간에 오셨습니다.

그린태자님과 카미노님, 그리고 안양엽기래빗님과 함께 사당역 부근에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그린태자님은 여기서 그만하시기로 합니다. 함께 이 구간까지 걸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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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토 시계를 확인해보니 102km를 걸었고 25시간이 소요되었네요. ^^ 마지막 관악산과 삼성산을 향하여 힘을 내봅니다.

학바위 능선쪽으로 향해야 하는 코스. 연주대를 거쳐서 삼성산-석수역으로 가면 산행이 모두 완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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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8시 50분. 평소엔 쉽게 오르는 관악산이 이렇게 힘들다뇨. 15산을 완료했습니다. 관악산에 오니 체력이 소모되었는지 슬슬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옷을 다시 챙겨 입고 안양엽기래빗님과 헤어지기로 합니다. 긴 거리 함께 걸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이 곳에서 까미노님, 금산군님과 함께 마지막 삼성산 구간을 함께 걷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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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미고개에서 삼성산으로 가는 길도 만만치 않습니다. 밧줄구간과 암릉 구간.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은 길인지 마사토에 많이 미끄러운 길.

체력 안배 차원에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행해봅니다. 관악산과 삼성산에 저렇게 송전탑이 똑같이 솟아 있습니다. 신기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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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가까울수록 마음은 조급해지고 빨리 내려갈 생각에 더 힘들어집니다. 이때 더 냉정하게 더더욱 천천히 진행해야 합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걷다가 만난 두꺼비. 무슨 행운을 주려고 하는지, 놀랍고 반갑고 귀여운 이 생물과 함께 산에 있었다니 정겨운 마음까지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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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왔는지 정상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삼성산. 밤 11시가 되어서 도착했습니다. 107km 정도 진행한 거리.

저만 너무 지치는 것 같아서 카미노님과 금산군님께 말씀드려봤는데, 똑같이 힘들다고 하셔서 위안을 삼으며 석수역으로 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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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6산의 마지막 종착지인 호암사 입구앞까지 왔습니다. 이 곳에는 저보다 8시간 일찍 강남16산을 준비하셨던 072님께서 기다리고 계셨어요.

함께 완주를 축하해주시기 위해서요. 오랜 시간 기다려서 만나니 너무나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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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님께서 활동하시는 크루에서 제작한 강남16산 완주 티셔츠까지 저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너무나 감동이었습니다.

참 기발한 아이디어같습니다. 불수사도북, 설악대종주, 화대종주 완주 티셔츠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강남 16산 티셔츠 너무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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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거리를 함께 걸어주신 두 분과 함께 피로를 풀어내는 생맥주 한 잔으로 110km의 긴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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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시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찬물로 아이싱을 하고 푹 쉬었습니다.

별다른 부상이나 큰 근육통은 없었습니다. 하체에 묵직하게 들어온 기분 좋은 근육통 뿐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지원으로 더욱더 즐겁게 걸을 수 있었던 그리스인조르바의 강남16산 110km 산행기였습니다.


내년엔 100km급 산행을 조력자 입장에서 걷고자 합니다. 내년 1월에 불수사도북 왕복 90km을 시작으로요. ^^

제가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희망고문하는 것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산행을 꿈꿔봅니다.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년에 뵙겠습니다. 올 한해도 고생 많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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