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라이언 팍입니다.

평소 등산을 취미로 하면서 의류 및 장비 리뷰 글을 작성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이야기 글을 써 본 적은 처음인 것 같네요.

올해부터 산수유람 에디터로 활동하게 되면서 첫 글을 어떤 글로 써볼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처음이니까 리뷰보다는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지금 보고 계신 분은 평소 등산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것저것 검색하다가 들어왔거나 혹은 등산을 많이 즐기지는 않아도 아웃도어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이 보게 되실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어릴 적 15살 때, 아버지를 따라서 서울의 청계산, 관악산을 간 것이 처음이고 성인이 된 후에는 등산의 즐거움을 몰랐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등산 가는 것을 싫어했네요. 회사에서 토요일에 산을 간다는데 '왜 내 주말을 산에 낭비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제 자신이 참 신기합니다. 지금은 오히려 회사에서 버스도 태워주고 먹을 것도 주고 산에 데려다 준다고 하면 참 좋아할텐데 말이죠.

 

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껴 등산을 시작한 것이 입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10월, 아주 오랜만에 구입한 등산화를 신고 동네 산을 오른 이후에 설악산/지리산 그리고 여러 지방 산들까지 등산을 취미로 즐기고 있으니, 사실 이제 겨우 3년이 조금 넘는 초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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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취미로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취미의 사전적인 뜻은 '일반적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금전을 취득하는 것이 아닌, 여가 시간 동안 즐거움을 위해 수행되는 정기적인 활동'입니다.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즐거움' 이죠.

'산을 오르는 즐거움', 이 단어를 보자마자 내가 산에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으신 분은 미소를 짓게 될 것입니다.

(이미 산에 푹 빠졌다는 뜻이죠)

취미로의 등산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 입니다.

1. 전국의 산을 인증하는 즐거움으로 다닐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립공원 인증 여권이 있고, 아웃도어 브랜드 중 하나인 블랙야크에서 진행하는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이 있습니다. 또는  '영남 알프스 완등' 같이 지자체에서 하는 인증도 있지요. 전국의 여러 산을 돌아다니며 도장 찍는 느낌으로 하나하나 기록이 쌓여가는 즐거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단련하고 시험하는 즐거움입니다.

'히말라야 14좌 완등' 같이 아주 극소수의 등반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도 있지만, 등산은 사실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 시간의 목표와 경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화대종주/설악대종주/육구종주처럼 여러 봉우리를 여러 날 동안 수십km 이상 걷는 종주 산행 등이 있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가고 싶어서, 스스로 완주하고 싶어서 힘들지만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그때 오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즐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3. 휴식의 목적으로 느긋하게 산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인증도 기록도 관심이 없고, 그저 여가 시간에 도시가 아닌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이죠.

적당히 땀을 흘리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초록색과 갈색 등 자연의 색을 보면 편안해지고 때로는 준비해간 맛있는 음식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산은 어찌 보면 휴식의 공간인 셈이죠.

4. 그 외에 등산을 즐기는 것이 사람들과의 어울림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으며 정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으로 할 수도 있고 모든 취미가 그렇듯이 의류 및 장비를 구입하고 사용하는 재미로 등산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물론 꼭 한 가지가 아닌 지금까지 언급한  여러가지 방법으로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나는 어떻게 등산을 즐기고 있을까요?

산림청에서  재미난 조사를 한 적 있습니다.

 

 

전국 만 19~79세 이하 성인 남녀 1,800명 대상으로 2023년 2월 산림청에서 발표된 '2022년 등산 및 숲길 체험 국민 의식 실태조사' 에 따르면, 성인의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등산 및 숲길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등산 인구의 91%는 집 주변(주로 높이 500m 이하) 산을 두 달에 한번 이상 오르고, 근교에 있는 산은 83%가 두 달에 한번 이상 가며, 설악산/지리산/태백산과 같은 큰 산은 등산 인구의 13% 정도가 두 달에 한번 이상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저는 서울에 살면서 여유 시간이 많이 없을 때는 서울의 산들을 가지만 여유가 되는 주말에는 지방의 고도 1,000m 가 넘는 산들도 가곤 하니 등산 인구의 13% 안에 들 수 있겠네요.

 

여러분은 과연 등산을 얼마 만큼의 열정으로 얼마 만큼 즐기고 계신가요?? 

 

우리나라에는 접근성이 좋은 산과 숲길이 많습니다. 그래서 친구, 동료들과의 일상 대화 중에  '나 등산 다녀왔어' 라고 말하면, 흔히 아침부터 오후까지 짧으면 3~4시간, 길면 7~8시간 당일 산행으로, 어떠한 산의 정상 또는 봉우리를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을 생각하게 마련입니다.

우리나라(대한민국)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한라산 1,947m도 하루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100m 정도가 되는 동네 뒷산부터 1,000m 이상의 산들이 즐비한 우리나라에서 등산을 했다고 하면 하루 또는 이틀 사이에 산의 최고 높은 곳을 찍고 내려왔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여기에서 조금 더 산에 빠지게 된다면 산을 올랐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국립공원이라면 대피소에서 숙박을 하고 또는 근처 숙소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또 산행을 이어나가는 종주 산행을 하거나 하는 분들입니다.

 

영어로 알아보는 산에서 하는 활동들 

언젠가 같이 일하는 외국인 동료와 등산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재밌게도 제가 주말에 산을 다녀왔다고 하면, 신기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에는 우리 나라처럼 도시 근처에 산이 있는 경우가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이킹 또는 트레킹 등을  즐긴다는 것은 휴가를 길게 내야 하거나 또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멀리 벗어나, 즉 산을 가기로 큰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떠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 근처로 산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산을 즐기기에 우리나라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뜻도 됩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외국인하고 대화를 한다면, 산(mountain)에서 하는 활동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Hiking

Trekking

Climbing

Mountaineering

Backpacking 

Ca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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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ING(하이킹) : 하루 또는 하룻밤 동안 일상을 벗어난 도보 활동 및 자연 환경에서의 길고 활동적인 산책을 포함합니다.

▶ TREKKING(트레킹) : 여러 날 동안 야생 자연 환경에서 길게 걷다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사전적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트레킹은 하이킹보다 약간 더 까다로운 것으로 강조됩니다.

하이킹에는 '산책'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일반적으로 쉽게 즐길 수 있는 즐거움으로 간주되는데,

트레킹은 더 도전적이고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여정'으로 정의된다고 합니다.

▶ Climbing(클라이밍) : 손과 발 또는 신체의 부위를 이용하여 가파른 암벽을 오르는 활동을 뜻합니다.

▶ Mountaineering(등산) : 이 단어는 조금 전문적인 등반, 등정을 뜻한다고 합니다.

▶ Backpacking(백패킹) : 큰 배낭에 텐트, 침낭, 매트, 먹을 것 등을 가지고 산을 올라 자연에서 숙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이 모든 짐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것에서 Camping과 비교됩니다.

▶ Camping(캠핑) : 오토 캠핑이라고도 하는데 짐을 차로 운반하며 숲 또는 산, 강 근처의 준비된 야영지에서 요리와 휴식을 즐기는 것을 말합니다.

외국인과 우리나라의 등산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가장 적절한 단어는 'Hiking(하이킹)' 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등산, 직독 그대로 'Mountain Climbing' 이라고 하면 전문 장비로 암벽을 등반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 나중에 등산화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언급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트레킹' 이라는 단어를 가볍게 둘레길을 걷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재밌게도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공식 홈페이지를 가보면 '트레킹화'라고 해서 가볍고 발목이 낮은 신발을 지칭하여 판매하고 있지요. 실제로 '트레킹'이란 단어는 1박 이상의 조금 긴 활동을 뜻하기 때문에 무조건 가볍기보다 내구성 좋고, 편하고, 발목은 중목 이상의 신발이 필요한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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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의 준비물

취미를 하기 위해서는 역시 장비를 빼놓고 말할 순 없지요.

사실 누구는 등산을 돈 안 드는 운동이라고 합니다만, 반은 맞고 반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취미가 그렇듯이 개인이 취미에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돈을 적게 써서 등산을 즐길 수도 있고, 여느 취미처럼 장비를 최고로 꾸밀 수도 있지요.  물론 동네 산을 가는데 의류와 장비는 히말라야 가는 것처럼 하느냐라고 비평을 할 수 있겠지만, 글쎄요.

최근 '하비슈머' 라고 해서 취미(hobb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취미 생활에  스스로 가치를 높이 두어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브랜드에서는 그런 '하비슈머'를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대학 연구 결과에서 '적절하게 투자를 하면 취미에 좀 더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합니다.

등산이란 취미의 세계에도 준비물은 개인마다 갖추기 나름입니다.

1) 등산화

등산화도 밑창의 종류나 방수가 되는지, 발목을 보호하는 용도인지, 산에서 가볍게 달리는 용도인지, 단거리용인지 장거리용인지 등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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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낭 

배낭은 용량별로 다양하죠. 당일치기하는 10리터 배낭, 여분의 짐을 더 넣기 위한 20~30리터 배낭, 백패킹을 위한 큰 배낭, 보조가방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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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틱  

등산은 다리로 하는 운동이기에 발 다음으로 무릎의 부상에도 조심해야 합니다. 내 체중이 무릎에 가해지는 약 20~30%의  부하를 줄여주는 스틱 또한 필수라고 하죠. 소재에 따라서 알루미늄, 티타늄으로 만든 스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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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의류

옷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몸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1) 자켓

자켓류도 단순한 바람막이부터 비를 막는 방수 자켓, 보온을 위한 보온 자켓이 있겠죠.

바람막이인데 바람을 통과시키는 정도가 원단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방수인데 얼마만큼의 비의 압력을 견디느냐에 따라서도 다르죠.

보온 자켓도 충전재를 오리/거위 같은 천연 충전재를 이용하거나, 폴리에스터류의 합성 충전재를 쓴 것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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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베이스레이어

몸의 피부에 가장 먼저 닿게 되는 티셔츠류, 내의류도 아웃도어 브랜드마다 소재가 다양합니다.

 

(3) 팬츠

만약 4계절 두루 등산을 즐기시는 분이라면 계절별/두께별로 있으셔야 할 것입니다. 우중 산행을 즐기신다면 방수 팬츠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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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양말

등산할 때는 일상 생활에서 신는 면 소재의 양말이 아닌 빨리 마를 수 있는 폴리류, 아니면 양의 털로 만든 울 양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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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 외 필요한 것들

(1) 선글라스 - 여름 산행 또는 겨울 눈 산행에도 눈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죠.

(2) 응급처치용 키트(비상약/밴드/파스 등) - 산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아픈 것을 대비해 준비가 필요합니다.

(3) 모자/장갑/스패츠 등 겨울 장비

(4) 헤드 랜턴 - 야간 산행, 새벽 산행에 필수

(5) 보조배터리 - 개인 연락 수단인 스마트폰이 방전되지 않기 위해 특히 겨울철에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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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등산을 취미로 즐기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으신가요??

제가 처음에 언급했지만 저는 산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의류 및 장비 등을 써보는 것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것의 기능은 무엇일까, 이건 어떨 때 필요한 걸까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가끔 산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등의 에세이를 쓰기도 하겠지만, 등산을 위한 의류, 장비 등을 소개하는 시간도 많이 가져볼까 합니다.

현재 3월 시점,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꽃이 피는 봄입니다. 바람도 선선해져서 산 다녀오기 딱 좋은 계절이죠.

산을 좋아하고 나서부터 날씨에 참 관심이 커진 것은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죠?

저는 화창하고 깨끗한 날에는 '아 산 가기 좋은 날이다' 라고 속으로 생각한답니다. (물론 그럼에도 일터로 가야 하는 아쉬움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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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어느 산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글로 다시 뵙겠습니다.

 

조회수211 총 댓글1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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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인조르바 그리스인조르바 2024-04-03 17:05:34

    정성이 가득 들어간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등산을 처음 시작한다면 브라이언팍님의 글을 많이 참고하게 될 듯 합니다.
    많은 분들께 가치있는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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